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행복의 시작 ‘동행과 공경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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머뭇거리지 마세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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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복지관사무국장
댓글 0건 조회 7,626회 작성일 06-12-05 12:1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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머뭇거리지 마세요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으면 시려 견딜 수 없는 추운 퇴근길... 마트에서 따뜻한 커피 한 캔을 사서 저는 총총거리며 집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. 어두운 골목 저만치에서 리어카와 할아버지가 보였습니다. 두터운 털 점퍼와 귀를 덮는 털모자를 쓰고 계셨지만 깊게 패인 볼과 깡마른 몸은 감출 수 없었습니다. 녹슨 리어카를 옆에 세워두고 동네 전봇대에 버려진 종이 박스를 접고 계셨습니다. 뻣뻣한 종이 박스를 발로 밟아 반으로 접으려는데 제가 밟으면 금방 접힐 것 같은 박스인데도 잘 접지 못하시고 헛발질을 하고 계셨습니다. 도와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옆을 지나는데 고민이 되었지만 곁눈질만 할뿐 결국 내 손은 창피하게도 주머니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. 할아버지를 지나쳐 골목을 돌아선 지 몇 분 뒤. 할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밟혀 마음이 먹먹했습니다. 이내 뒤돌아서서 그 골목으로 뛰었습니다. 주머니에 있던 따뜻한 커피 한 캔을 꺼내들고, 내 자신을 질책하며 말이죠. 할아버지는 그 곳에 계시지 않았습니다. 분명 멀리 못 가셨을 거라 생각하고 이 골목 저 골목을 계속 찾아 뛰었습니다. 그렇게 얼마나 뛰었을까요. 꽤 먼 골목에서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. 쓰레기 더미에 쌓인 박스를 골라내고 계셨습니다. 저는 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할아버지께 "할아버지 날도 추운데 힘드시겠어요~" 했지만 꽁꽁 얼어붙은 세상살이에 할아버지 맘도 얼어버린 듯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. 다가가 도와드리고 나서 10만원을 넣은 종이봉투와 함께 커피 한 캔을 드리고는 뒷걸음질을 치며, 말했습니다. "할아버지! 그 봉투에 제 마음이거든요~ 적지만 맛있는 거 사드세요~!" 가져가라며 다그치실까 얼른 골목을 돌아 뛰었습니다. 좋은 일을 하는 게 이런 기분일까요? 그날 밤 집에 가는 길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따뜻했습니다. 비록 작은 것을 나눈다 해도 그것은 우주를 움직일 큰 사랑의 시작입니다. 행복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써 행복해진다는 진리를 오늘,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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